📰 사회 이슈 이야기 - 손주 돌봄에 묶인 노년, 나의 삶은 어디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몰라요. 다 손주 돌보느라…” 아침부터 밤까지, 나의 하루는 손주 중심

경기도 남양주.
한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68세 정순자 씨는 이른 새벽부터 바쁘다.
손자를 깨워 씻기고 아침을 챙기고, 등교를 시키고 나면 곧바로 집안일이 기다린다.
“요즘엔 아이가 워낙 예민해서 더 신경 써요. 밥도 반찬도, 다 맞춰줘야 하고요.
학원 데려다주고 나면 그제야 저녁 준비죠.”
정 씨의 하루는 '손주 중심'이다. 그리고 그녀의 삶은, 그 손주의 그림자에 묻혀 있다.
조부모 돌봄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구조
최근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조부모의 약 4할이 손주 돌봄에 참여하고 있다.
아이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 세대와, 경제적 부담을 감당해주는 조부모.
그 사이에서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는 노년층은 갈수록 지쳐간다.
“가끔은 제 자신이 누구였는지 잊어요.
내가 뭘 좋아했는지도, 언제 혼자 시간을 가져봤는지도 모르겠어요.”
돌봄은 사랑이지만, 침묵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돌봄은 분명 ‘사랑’이다. 하지만 무한한 헌신으로 강요될 때, 그것은 부담이 된다.
정 씨는 몸살이 났던 어느 날을 떠올린다.
“그날은 진짜 못 일어날 정도였어요. 그런데 며느리가 조심스럽게 ‘오늘도 부탁드려요’ 하더라고요. 그 말이 더 아프더라고요. 얘기 못 하게 만드는 말이잖아요.”
가족 간의 돌봄, 이제는 ‘약속’이 필요할 때
전문가들은 조부모의 돌봄도 ‘가족 내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감정과 의무로 떠맡는 것이 아니라, 역할과 조건에 대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돌봄 시간의 명확한 조율
- 건강 이상 시 대체 인력 고려
- 필요시 실비 지원과 고마움 표현
“부탁하고 감사하는 말이 오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다르다”는 것이 돌보는 조부모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 강창모 기자의 시선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조부모 돌봄’이다.
하지만 우리는 묻고 싶다.
과연 그 돌봄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누군가의 인생이 ‘가족을 위해’ 완전히 소비된다면, 그 가족은 과연 건강한 공동체일까?
노년도 삶이다.
희생이 아닌 선택으로, 감내가 아닌 존중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제는 조부모도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권리를 이야기할 때다.
정순자 씨의 하루는 분명 고단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글을 통해 '돌봄'의 진짜 의미를 돌아봐야 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는 수많은 노년의 삶이, 이제는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귀 기울일 때입니다. 당신의 시간 역시 소중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
※ 본 콘텐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기사이며,
등장 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 본 콘텐츠에는 AI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실제 인물이나 장소와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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