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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과 돌봄 이야기

치매 아내의 손을 놓지 않는 남편의 3년

🔹 낯선 시작, 기억을 잃어가는 하루

“오늘은 또 몇 살로 돌아갔을까…”

이른 아침, 이모 씨(71)는 잠든 아내의 방 앞에 멈춰 섭니다.
문고리를 잡는 손끝이 망설입니다.
그의 아내는 3년 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밥을 두 번 짓거나,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두는 정도였지만,
어느 날 그녀는 남편을 향해 물었습니다.

“당신 누구세요?”

그 순간, 그는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느꼈습니다.

🔹 지켜내겠다는 다짐 하나로

이 씨는 평생 교직에 몸담다가 정년을 마친 후,
조용한 시골로 내려와 아내와 둘만의 노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텃밭을 가꾸고, 주말엔 산책을 하고…
그렇게 천천히 늙어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어느 순간, 예고 없이 무너지는 법이었습니다.

잠든 아내 곁에서 혼자 울던 밤들이 지나고,
그는 결국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제 내가 당신을 책임질 시간이다.’

🔹 기억은 흐려져도, 손길은 기억합니다

매일 아침, 아내의 손을 닦고, 약을 챙기고, 라디오를 켭니다.
그녀는 이름은 잊었지만, 남편의 손길은 여전히 기억하는 듯합니다.

손을 꼭 잡는 그 순간,
눈가가 붉어지고, 말없이 미소 짓는 얼굴에서
그는 아직 남아 있는 사랑을 봅니다.

🔹 함께 걷는 이 길 위에, 또 다른 가족이

그는 처음엔 모든 걸 혼자 감당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치매는 하루하루가 전쟁이었습니다.

반복되는 질문, 예고 없는 감정의 폭발,
밤잠을 설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지쳐간 그는 결국 지역 복지센터에 도움을 청했고,
요양보호사의 방문 돌봄 서비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낯설었어요. 처음엔 누가 우리 집에 들어온다는 게 불편했죠.
그런데 어느새… 그분이 없으면 안 되는 하루가 됐어요.”

요양보호사는 단지 간병인이 아니었습니다.
함께 시간을 나누고, 아내를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또 한 사람의 가족이었습니다.

어느 날엔 세 사람이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웃기도 했습니다.

요양은 단순한 돌봄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에게 ‘지금 이 순간’의 따뜻함을 주는 일이고,
그 곁에 있는 사람에게는 버티고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희망이었습니다.

아내가 그에게 젊은 시절 모든 것을 주었듯,
이제는 그가 주는 시간입니다.

“내가 쓰러지면 이 사람은 누구에게 기대야 하나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의 말에는 지난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습니다.

 

🔹 그리고 오늘, 우리는 여전히 함께

나는 그를 만나면서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누군가를 끝까지 지킨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존엄의 행위라는 것을.

치매라는 병이 기억을 앗아가도,
마음만은 지울 수 없다는 것을.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같은 길을 걷고 있진 않습니까?
지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꼭 기억해주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 함께 늙어간다는 것

서로를 기억하지 못하는 날이 오더라도,
함께한 시간은 분명 마음에 남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이 오늘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됩니다.
아직 기억이 남아 있는 지금, 우리는 함께입니다.

※ 본 콘텐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기사이며, 등장 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 본 콘텐츠에는 AI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실제 인물이나 장소와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