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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이야기

(사회 이슈 이야기) “내가 돌보다가, 내가 무너졌습니다” – 간병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 “내가 돌보다가, 내가 무너졌습니다” – 간병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 본 콘텐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기사이며, 등장 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 본 콘텐츠에는 AI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실제 인물이나 장소와 무관합니다.


“엄마를 돌보는 하루는, 나를 잃어가는 하루였습니다.”

경기도 성남.
57세 이선영 씨는 지난 3년간 치매 어머니를 집에서 모셨다.
기저귀를 갈고, 식사를 챙기고, 새벽마다 낯선 행동을 막으며 하루하루를 견뎠다.

“처음엔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내가 하면 된다고요.
근데 나중엔, 감정이 안 느껴졌어요.
슬퍼야 할 때도, 화나야 할 때도, 그냥 멍했어요.”

그녀는 자신이 간병인이 아니라, 기계가 되어가는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간병은 한 사람의 몫이 아니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치매 가족 보호자 2명 중 1명 이상이 우울·불면·불안 증상을 겪는다.
하지만 대부분은 치료를 받지 않는다. 왜일까?

“병원에 가는 시간도 없고,
엄마 혼자 둘 수도 없고,
내 아픔은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요.”

간병자의 고통은 조용히 축적된다. 그리고 어느 날, 사라질 듯한 마음으로 터진다.


“맡겼다”는 말이 상처가 될 때

이선영 씨는 결국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셨다.
그리고 돌아오는 말들.

“결국 손 놓았네.”
“그럴 줄 알았어.”

그녀는 그 말이 가장 아팠다고 했다.

“제가 엄마를 포기한 게 아니에요. 그저, 저도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거예요.”

포기는 때로 지속 가능성을 위한 결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간병 중단’을 비난의 언어로 말한다.


보이지 않는 간병자, 말하지 못한 고통

간병자도 사람이다.
하지만 치매 가족 간병자들은 종종 자기 감정을 허락받지 못한다.


“엄마보다 내가 먼저 아프면 안 될 것 같았어요.”
“힘들다고 하면, 죄짓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아프다는 말을 삼키고,
잠을 못 자면서도 묻고,
결국 자기 자신을 잃는다.

지속되지 않는 돌봄은 결국 무너진다.


✍ 강창모기자의 시선

가족이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걸 감당하라고 요구받는 사회.
그 무게는 사랑이 아니라 침묵으로 바뀌어 버린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간병을 나누는 구조는 왜 이렇게도 부족한가?”

우리는 환자를 돌보지만,
돌보는 사람은 누가 돌보는가.

간병자도,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한 또 다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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