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슈 이야기 18편 - 《월세 30만 원, 그마저 밀려 쫓겨난 청년의 이야기》

※ 본 콘텐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기사이며,
등장 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 본 콘텐츠에는 AI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실제 인물이나 장소와 무관합니다.

사회 이슈 이야기 18편

《월세 30만 원, 그마저 밀려 쫓겨난 청년의 이야기》

글: 강창모 기자

“사장님… 이번 달만,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안 될까요.”

서울 신림동.
습기 밴 반지하 방 안,
박윤재(가명, 29세)는 말없이 통장을 들여다보다
고개를 푹 숙였다.

통장엔 고작 4,980원이 남아 있었다.
몇 줄 안 되는 입출금 내역이
마치 그동안의 삶을 고스란히 적어놓은 것 같았다.

편의점 알바 – 45,000원
배달앱 수수료 – 8,800원
컵라면 – 1,900원

그 수치들이 어쩐지 자기 존재마저 계산당한 느낌이었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아무것도 안 남았더라고요”

지방의 국립대를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온 지 2년.
처음엔 뭐든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면접 수십 곳, 무급 인턴도 버텼고,
이력서는 벌써 쉰 장 가까이 썼다.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늘 같았다.
“경력직 우대입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결국 손에 남은 건 30만 원짜리 반지하,
그리고 ‘오늘 뭐 먹지’라는 고민뿐이었다.

“배달, 알바, 청소… 다 해봤어요. 그래도 안 되더라고요”

낮에는 편의점,
밤에는 배달,
새벽엔 PC방 청소.

잠을 줄이고 몸을 혹사시켜도 생활은 늘 제자리였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계좌의 잔액은 늘 바닥을 기었다.

그러다 어느 날, 집주인에게 전화가 왔다.
“이제 두 달 밀렸네요. 더는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모든 게 무너졌다.
“내가 이렇게까지 돼버렸구나…”

“짐이라고 해봐야, 상자 몇 개가 전부였어요”

결국 방을 나왔다.
손에 들린 건 낡은 노트북 하나,
책 몇 권,
그리고 구겨진 정장 한 벌.

지인의 도움으로 청년 쉼터에 들어갈 수 있었고,
복지관에서 상담도 받았다.

“크게 바뀐 건 없지만…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준다는 게,
그게 참… 고맙더라고요.”

요즘 그는 공원 벤치에 앉아 노트에 하루를 적는다.
그게, 그의 하루를 붙잡아주는 힘이다.
짧은 문장이지만, 그 속엔 버티려는 다짐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에겐 ‘30만 원’이지만, 나에겐 ‘존엄’이었어요”

월세 30만 원.
누구에겐 아무것도 아닐 그 돈이
윤재에겐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그는 많은 걸 바란 게 아니었다.
그저 “나도 괜찮은 사람이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삶이면 됐다.

돈이 부족해 무너지는 건 삶만이 아니었다.
존엄과 자존감, 사람으로서의 자리까지 흔들렸다.
그래서 그는 여전히 ‘30만 원’을 기억한다.
그 숫자에 자신의 존재가 담겨 있었으니까.

“사람이 보이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우리 곁엔 윤재 같은 이들이 많다.
지나치기엔 너무 가까이,
돌보기엔 너무 익숙한 얼굴들.

작은 관심 하나, 짧은 대화 한 줄이 그들에게는 살아갈 이유가 된다.

길 위의 청년, 쉼터의 노인, 하루 벌이에 지친 이웃들.
이들의 이야기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회일 때,
비로소 우리는 더 따뜻한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

함께 나누는 마음

윤재의 이야기는 단지 한 청년의 고단한 삶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사회가 마주한 민낯이기도 하다.
집값과 월세, 경쟁과 불안 속에서
누군가는 여전히 버티고, 누군가는 이미 무너졌다.

그러나 누군가의 손길과 귀 기울임이 있다면
희망의 불씨는 다시 살아난다.
우리가 서로를 기억하고 지켜볼 때,
존엄은 잃히지 않는다.

독자 여러분, 오늘 하루 주변을 둘러보며
작은 인사를 건네보면 어떨까요?
그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될지도 모릅니다.

기자의 말

📌 강창모 기자의 말
“사회 이슈는 제도나 통계가 아닙니다.
오늘, 한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일부터 시작되는 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