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목길에서 시작된 따뜻한 향기
서울 강북구, 오래된 빌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어느 골목.
오후 세 시쯤이면 어디선가 은은한 쿠키 굽는 냄새가 퍼져 나옵니다.
버터와 계피가 어우러진 고소하고 달콤한 향기.
그 향기를 따라가면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올해 66세, 박정순 씨입니다.
박 씨는 퇴직한 남편과 함께 사는 평범한 할머니입니다.
주말이면 손주들이 집에 놀러 오고,
그 아이들을 위해 간식거리를 챙기는 게 작은 낙이었습니다.
🍪 손주를 위한 쿠키가 인생을 바꾸다
하지만 손주 중 한 명이 아토피 때문에 시판 과자를 못 먹는다는 말을 들은 날, 박 씨는 무심결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럼 할머니가 직접 만들어줄게.”
처음엔 마트에서 파는 베이킹 믹스를 사다 쿠키를 구웠습니다.
겉은 딱딱하고 안은 설익은, 그런 쿠키가 나오기도 했지만
손주들이 “할머니 쿠키 최고야!” 하며 우걱우걱 먹는 모습을 보고
박 씨는 점점 진심이 담기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로 레시피를 찾아보고,
블로그에서 베이킹 노하우를 정리하며
밀가루 대신 쌀가루, 버터 대신 오일, 설탕도 줄여
조금 더 건강한 쿠키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 지인의 한마디가 용기를 줬다
그렇게 구운 쿠키를 지인들에게 나눠주던 어느 날,
친구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정말 맛있는데… 이거 팔아도 되겠다?”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말. ‘시니어 창업’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시작됐고, 그 다음 주 박 씨는 동네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중장년 창업 교실에 등록했습니다.
거기서 박 씨는
식품 위생, 소량 판매 허가, 간이사업자 등록,
온라인 블로그 운영까지 하나하나 차근히 배웠습니다.
그리고 집 안 작은 방을 리모델링해
허가받은 홈베이킹 작업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 ‘정순이네 쿠키’로 이어진 두 번째 인생
손주들에게 만들어주던 쿠키는 이제
이웃 아이들의 간식이 되고,
엄마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게 되었습니다.
‘정순이네 건강 쿠키’ 이름은 손주가 직접 지어줬습니다.
“할머니 쿠키는 건강하니까!”
블로그와 맘카페를 통해 알려진 박 씨의 쿠키는
이제 하루 10봉지 이상씩 주문이 들어오고,
주말이면 예약 문의가 밀려들기도 합니다.
월 100만 원 남짓한 수익이지만 그녀가 말하는 가장 큰 수익은 따로 있습니다.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기쁨이요.
누군가 내 쿠키를 기다린다는 그 사실만으로 하루가 달라져요.”
요즘 박 씨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시니어들을 위한 홈베이킹 클래스,
‘할머니 베이커 모임’을 만들어
함께 굽고, 함께 나누고, 함께 웃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합니다.

💬 따뜻한 마무리 | "쿠키는 작은 선물이죠"
쿠키 한 봉지에는 손의 온기, 마음의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 작은 선물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달콤하게 바꿀 수 있습니다.
박정순 씨의 인생 2막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바로, 따뜻한 마음 한 조각에서부터요.
기자의 시선 | 쿠키 하나에도 마음이 담긴다
박정순 씨의 이야기는 단순한 창업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건 ‘다시 세상과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나이 든다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게 만들지만,
누군가를 위한 정성은
언제나 변함없는 가치를 가집니다.
홈베이킹, 수제 간식, 손으로 만든 것들.
그 안엔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담깁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달합니다.
시작이 작아도 괜찮습니다.
마음이 크다면, 그건 이미 충분한 창업입니다.
글 | 강창모 기자
전직 기자로, 삶의 전환점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강창모 기자의 사람 이야기’는
작지만 단단한 변화의 순간들을 전합니다.
※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창작 기사이며, 인물 및 브랜드명은 가명입니다.
※ 콘텐츠에 사용된 이미지는 AI 생성 도구로 연출된 장면이며, 실제 인물과는 무관합니다.
'시니어 창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시니어 창업 이야기)골목에 핀 커피향, 60대 부부의 따뜻한 창업기 (0) | 2025.07.12 |
|---|---|
| (시니아 창업 이야기)책방 한 칸에서 다시 시작된 인생, 66세 최영만 씨의 느린 출근길 (0) | 2025.07.10 |
| (시니어 창업 이야기)된장 한 숟갈에서 시작된 기적, 68세 박말순 씨의 느린 창업기 (0) | 2025.07.08 |
| 도시락 한 상자에 담긴 위로, 62세 김상도 씨의 두 번째 출근길 (0) | 2025.07.06 |
| 퇴직 후 시작한 작은 반찬 가게, 60대 사장의 따뜻한 도전 (0) | 2025.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