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창업 이야기 17편 - “할머니의 손뜨개 가방, 시장에서 꽃이 됐어요”
시니어 창업 이야기 17편“할머니의 손뜨개 가방, 시장에서 꽃이 됐어요”※ 본 콘텐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기사이며, 등장 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글: 강창모 기자 전북 익산 남중동. 햇살이 갓 문을 연 골목 안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 한켠, 조용히 가판대를 여는 한 할머니의 움직임이 참 단정하다.올해 일흔넷, 김순례 씨. 분홍빛 앞치마에 털실 한 뭉치. 그녀의 하루는 뜨개질로 시작된다.“실을 만지면, 마음이 조용해져요. 손이 바쁘면 마음도 덜 외롭고요.”가판대 위, 조심스레 놓인 손뜨개 가방들. 색도, 무늬도, 바느질 하나하나도 그녀의 손끝에서만 나오는 것이다.바늘을 들면, 마음이 살아나는 순간남편은 오래 전에 떠났고 자식들은 도시로 흩어졌다. 말벗 없는 집안은 적막했고, TV 소리만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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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이야기 16편 《돌봄도, 쉼도 없는 밤 – 요양보호사 김정자 씨의 12시간》
사회 이슈 이야기 16편《돌봄도, 쉼도 없는 밤 – 요양보호사 김정자 씨의 12시간》글: 강창모 기자※ 본 콘텐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기사이며, 등장 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밤이 시작되는 순간“내가 쓰러지면, 그분들은 누가 돌봐요.”서울 성북구, 한 요양원의 밤. 저녁 8시, 김정자 씨(65)는 하루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 근무복을 여미고, 이름을 부르며 방문을 엽니다.“정자 왔어요, 어르신.”그 말 한마디에 침대에 누운 노인의 눈동자가 반짝입니다. 기저귀를 갈고, 체온을 재고, 불편한 몸을 살며시 일으켜 줍니다. 움직임 하나하나에 습관처럼 배인 정성과 조심스러움이 묻어납니다.밤은 조용하지만, 조용하다고 쉬운 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작은 신호 하나까지 귀를 곤두세워 듣게 되는 시간이죠.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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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창업 이야기 16편) “시장 끝, 그 풀빵 굽는 어르신 아세요?”
시니어 창업 이야기 16편“시장 끝, 그 풀빵 굽는 어르신 아세요?”글: 강창모 기자 서울 중랑구 어느 재래시장 초입, 입김이 허공에 흩어지는 겨울 아침. 상인들이 천막을 걷어 올리고 하루 장사를 준비하는 사이, 달콤하고 고소한 풀빵 냄새가 골목 끝까지 번집니다. 그 향기를 따라가면, 작은 의자에 앉아 묵묵히 반죽을 나누고 있는 여든 살의 박종식 어르신이 있습니다.무려 60년 가까이, 어르신은 한 자리를 지키며 겨울을 풀빵 틀 앞에서 보내왔습니다.빵틀 옆에는 오래된 가스통과 삐걱이는 의자, 그리고 매일 깨끗하게 다려 입는 앞치마가 자리합니다. 그 모습은 시장 사람들에게 익숙한 풍경이자, 계절이 바뀌어도 변치 않는 ‘겨울의 얼굴’입니다.“이건요, 그냥 풀빵이 아니라 제 손맛이고, 제 시간이죠. 팥소 하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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