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귀촌 이야기) 고요한 울림, 마을 풍물소리 – 김희남 씨의 두 번째 배움 고요한 울림, 마을 풍물소리 – 김희남 씨의 두 번째 배움글: 강창모 기자🌾 귀촌 이후, 예상 못 한 고요함의 무게“젊을 땐 일하느라 몰랐어요. 이렇게 가슴 울리는 소리가 있는 줄은 몰랐죠.”경북 봉화.산자락 아래 고즈넉한 마을회관.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고요하던 마을에 풍물가락이 퍼진다.그 속에서 꽹과리를 들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장단을 맞추는 이가 있다.67세 김희남 씨. 귀촌한 지 1년 반이 넘었다.퇴직 후 시골에 내려올 땐 오직 '조용한 삶'을 바랐다.서울의 소음과 분주함, 그리고 자신 안의 생각 소리까지 내려놓고 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막상 조용해지니, 고요함은 외로움이 되어 돌아왔다.🥁 풍물가락이 다시 일으킨 가슴 떨림그러던 어느 날, 마을 장터에서 우연히 본 풍물놀이.북과 장구, 꽹과리,.. 더보기
(요양과 돌봄 이야기) 그날, 아내는 내 손을 놓지 않았다 ※ 본 콘텐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기사이며,등장 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본 콘텐츠에는 AI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으며,실제 인물이나 장소와 무관합니다.그날, 아내는 내 손을 놓지 않았다글: 강창모 전직 기자🌧 비가 내리던 병실, 그 손의 온기 “당신… 손 좀 잡아줘요.”그날도 어김없이 창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창문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이병실 안 고요함과 이상하게 잘 어울렸죠.최규현 씨는 조용히 아내의 손을 감쌌습니다.말기암 판정을 받은 지 여섯 달째.예전처럼 말도 많지 않고, 눈빛도 많이 흐려졌지만아내는 꼭 그 말만은 잊지 않았습니다.“이 손이 따뜻해서 좋아요.”그 말은 언제 들어도 마치… 작별 인사 같았습니다.👫 함께한 시간은 고된 삶도 견디게 했.. 더보기
(시니어 창업 이야기) “버릴 수가 없었어요. 다시 살아날 것 같았거든요” 시니어 창업 이야기“버릴 수가 없었어요. 다시 살아날 것 같았거든요”🔧 낡은 컨테이너가 삶의 무대가 되다충남 보령, 바람이 자주 머무는 들판 끝.풀숲 사이로 녹슨 컨테이너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지나가는 사람들은 ‘폐건물인가’ 하고 고개를 돌리지만,문을 열면 그 안은 전혀 다른 풍경이다.톱밥 냄새, 나무가 익어가는 냄새,그리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낡은 트로트 한 곡.낡은 컨테이너 안에서 목공 작업에 집중하는 이종문 씨의 모습그 안에서 하루 종일 망치질하는 이가 있다.올해 예순넷, 이종문 씨다.동네 어르신들은 갸웃거린다.“그걸 왜 고쳐요, 새로 사는 게 훨씬 낫지 않소.”“이제는 좀 쉬면서 살 때 아닌가요?”종문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그리고 조용히 한마디를 더한다.“쓸모없어 보이는 것들도,다.. 더보기
(사회 이슈 이야기) 손주 돌봄에 묶인 노년, 나의 삶은 어디에 📰 사회 이슈 이야기 - 손주 돌봄에 묶인 노년, 나의 삶은 어디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몰라요. 다 손주 돌보느라…” 아침부터 밤까지, 나의 하루는 손주 중심경기도 남양주.한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68세 정순자 씨는 이른 새벽부터 바쁘다.손자를 깨워 씻기고 아침을 챙기고, 등교를 시키고 나면 곧바로 집안일이 기다린다.“요즘엔 아이가 워낙 예민해서 더 신경 써요. 밥도 반찬도, 다 맞춰줘야 하고요.학원 데려다주고 나면 그제야 저녁 준비죠.”정 씨의 하루는 '손주 중심'이다. 그리고 그녀의 삶은, 그 손주의 그림자에 묻혀 있다.조부모 돌봄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구조최근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조부모의 약 4할이 손주 돌봄에 참여하고 있다.아이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 세대와, 경제적 부담을 감당.. 더보기
(귀촌 이야기) 꽃보다 늦은 청춘 – 나무꾼 정씨의 귀촌 2막 꽃보다 늦은 청춘 – 나무꾼 정씨의 귀촌 2막글: 강창모 기자도시에서 산골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다“요즘은 나무랑 대화하면서 살아요.”경기도 가평의 한 자락, 깊은 숲 근처에 정규만(66세) 씨의 작은 집이 있다.한때 공무원으로 수십 년을 서울에서 살아온 그가 은퇴 뒤 택한 삶은, 생각보다 훨씬 단순하고 사람 냄새 나는 곳이었다.건강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처음엔 그저 피난처처럼 귀촌을 생각했다.병원 침대에서 아내 손을 붙잡고 문득 말했단다.“여보, 우리 이제 진짜 살아보자.”귀촌의 하루하루, 새로운 삶에 익숙해지다집을 고치고, 장작을 쌓고, 말없이 산에 올라 나무를 품에 안는다.처음엔 도끼질도 엉망이었다지만, 이제는 나무결만 봐도 습기를 읽을 수 있을 만큼 손끝이 달라졌다.“도시는 너무 빠르잖아요. 여기.. 더보기
(요양과 돌봄 이야기) “엄마는 그 손을 기억했어요” ※ 본 콘텐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기사이며,등장 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본 콘텐츠에는 AI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으며,실제 인물이나 장소와 무관합니다.“엄마는 그 손을 기억했어요”글: 강창모 전직 기자📍 낯익은 목소리, 따뜻한 기억“선생님, 저 지수예요. 김정희 어르신 따님요.”조용한 복도 끝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정화 씨는 고개를 돌려, 그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지수 씨는 윤 씨가 한동안 돌보았던 김정희 어르신의 딸이었다.어르신은 몇 달 전 세상을 떠났지만, 오늘 딸은 사진 한 장을 들고 윤 씨를 찾아왔다.📍 손끝에 남은 감정의 기억사진에는 윤 씨가 어르신의 손을 닦아주며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지수 씨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더보기
(시니어 창업 이야기) “푸드 트럭이요? 이게 제 무대예요, 늦게 핀 무대죠” ※ 본 콘텐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 기사이며, 등장 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본 콘텐츠에는 AI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실제 인물이나 장소와 무관합니다.시니어 창업 이야기 8편“푸드트럭이요? 이게 제 무대예요, 늦게 핀 무대죠” 경기도 광주 팔당댐 근처 산책길. 주말만 되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 길목에선 붉은색 푸드트럭 하나가 김을 뿜으며 제자리를 지킨다.지글지글 소리, 고소한 냄새, 커다란 철판 앞에서 60대 사내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핫도그를 돌린다.“감자 핫도그 하나요!”“자몽에이드도 주세요!”이 트럭의 주인은 올해 예순여섯, 김기춘 씨다. 땀을 닦으며 웃는다.“젊은 땐 회사가 전부였고, 지금은 이 철판이 전부예요.”정년 다음 날, 낯선 하루가 기다리.. 더보기
(사회 이슈 이야기) 퇴직 후, 그를 기다린 건 '고독'뿐이었다 퇴직 후, 삶은 느리게 무너진다“퇴직 후, 그를 기다린 건 '고독'뿐이었다”“출근하던 시간에 눈만 떠지더라고요. 그런데 갈 데가 없어요.”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62세 이형국 씨는 매일 아침 7시에 눈을 뜬다.30년 넘게 다닌 중소기업에서 퇴직한 지 8개월.몸은 여전히 ‘출근 준비’를 하지만, 마음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요즘은 그냥 아무 데도 안 가요.공원 벤치에 앉아 폰만 보고, 점심은 편의점에서 라면으로 때우고…진짜, 내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기분이에요.”관계의 단절, 사회와의 단절일이 사라지니, 사람도 사라졌다일은 단지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출근길, 동료와의 점심, 회식의 피곤함조차 ‘내가 사회 속에 있다’는 증거였다.“퇴직하니까… 아무도 저를 찾지 않더군요.전화는 스팸뿐이고, 가족도.. 더보기